OKR 노란불/빨간불은 언제 켜야 하는가?
by Meme • 2025.06.16
3편에서 RACI와 역할 분담에 대해 이야기했었는데, 실제로 팀원들이 A 역할을 맡고 Initiative를 진행하다 보니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이 정도면 도움을 요청해도 되나요?", "언제 '위험하다'고 말해야 하는 건가요?" 같은 질문들이었다.
작은 조직에서 OKR을 운영하다 보면, 팀원들이 혼자 끙끙 앓다가 문제가 커져서야 공유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럴 때마다 "아, 진작 말했으면 함께 해결할 수 있었는데..."라는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우리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했다.
� 신호등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
우리가 신호등 시스템을 만든 건 단순하다. 팀원들이 "언제 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헷갈려하는 모습을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처럼 수평적인 조직에서는 "이 정도로 대표님을 귀찮게 해도 되나?" 하는 마음이 더욱 크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늦게 켜진 신호등이 가장 위험하다. 작은 문제를 조기에 발견해서 함께 해결하는 것과, 큰 문제가 되어서야 뒤늦게 공유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 노란불: "함께 논의하고 방향을 점검해야 할 때"
노란불은 언제 켜야 할까?
1.
Initiative 방향이나 범위를 크게 바꿔야 할 것 같을 때 예를 들어, "가족 초대율 개선"을 위해 온보딩 플로우를 개선하기로 했는데, 진행하다 보니 앱 내 인센티브 시스템을 먼저 만드는 게 더 효과적일 것 같다는 판단이 들 때. 이럴 때는 혼자 방향을 바꾸지 말고 노란불을 켜서 팀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
2.
확신도가 50% 아래로 떨어졌을 때 우리는 매주 각 Initiative에 대한 "확신도 점수"를 공유한다. "이번 주 이 일이 성공할 확신도는 몇 점인가요?" 이 점수가 50점 아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노란불이다. "이게 맞나? 잘 될까?" 하는 긴가민가한 상태가 지속되면 안 된다.
3.
KR 진척이 예상보다 부진할 때 분기 목표 대비 10-20%p 정도 미달이 예상되거나, 몇 주 동안 의미 있는 진전이 없을 때도 노란불이다. 이때는 단순히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접근 방식을 재검토해야 할 수 있다.
4.
새로운 중요 정보나 장애물이 발견됐을 때 시장 상황 변화, 기술적 제약 발견, 다른 팀과의 협업 지연 등. 처음 계획할 때 몰랐던 중요한 변수가 등장하면 즉시 노란불을 켜고 함께 대응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 빨간불: "즉시 공유하고 중대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빨간불은 이럴 때 켜야 한다
1.
Initiative가 KR에 명백히 기여하지 못하거나 악영향을 줄 때 상당 기간 노력했는데도 지표 개선에 전혀 도움이 안 되거나, 오히려 다른 지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될 때. 이때는 과감하게 방향을 틀거나 중단하는 결정이 필요하다.
2.
KR 달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일 때 목표 대비 30%p 이상 미달이 확실시되거나, 분기 내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이럴 때는 목표 자체를 재설정하거나 리소스를 다른 곳으로 집중해야 할 수 있다.
3.
핵심 리소스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을 때 핵심 팀원의 갑작스러운 이탈, 시스템 장애, 예산 고갈 등 프로젝트 지속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
� 확신도 점수: 가장 솔직한 지표
우리가 가장 유용하게 사용하는 도구 중 하나가 바로 "확신도 점수"다. 언제 공유해야 할까?
Initiative 시작 전: 초기 확신도를 공유해서 계획의 현실성을 점검
예를 들어, "가족 초대율 개선" Initiative를 시작할 때 확신도가 8점이었는데, 2주 후 6점, 4주 후 4점으로 계속 떨어진다면? 당연히 노란불을 켜고 무엇이 문제인지 함께 파악해야 한다.
� "노란불을 자주 켜면 제가 못하는 건가요?"
팀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답은 "절대 아니다!"
노란불은 실력 부족의 신호가 아니다
1.
건강한 문제 인식의 신호다 문제를 숨기거나 방치하는 게 아니라, 미리 인지해서 함께 해결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건 매우 프로페셔널한 태도다.
2.
주도적인 위험 관리의 표현이다 작은 문제가 큰 문제로 번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공유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책임감 있는 행동이다.
3.
협력과 지원을 요청하는 용기다 "도움이 필요합니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건 팀워크를 강화하고 집단 지성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 대표로서 팀원에게 한 약속
노란불이 켜졌을 때
•
절대 비난하지 않는다
•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함께 원인을 찾는다
•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빨간불이 켜졌을 때
•
즉시 우선순위를 재조정한다
•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린다
•
실패를 학습의 기회로 전환한다
�� 팀원들에게 당부한 것
"애매하면 일단 공유하세요."
너무 많은 노란불은 없다. 하지만 너무 늦게 켜진 노란불은 우리 모두를 힘들게 한다.
완벽하게 계획대로만 가는 게 목표가 아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함께 지혜롭게 대처하며 결국 중요한 목표를 달성해내는 것이 우리의 진짜 목표다.
OKR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깨달은 건, "소통의 타이밍"이었다. 언제 말하고, 언제 도움을 요청하고, 언제 방향을 바꿀지를 아는 것. 이것이 OKR 성공의 핵심이다.
다음 5편에서는 OKR과 연계한 성과 평가와 1on1을 통한 피드포워드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개인의 성장과 팀의 목표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우리의 시행착오와 함께 공유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