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겟과 타이밍의 힘
by Meme • 2025.05.28
드디어 찾은 우리만의 성장 공식
1편에서 마지막에 던진 질문 "7월부터 12월까지 또 무슨 일이 있었어서.. 이렇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아직도 그 시기가 생생하게 떠오른다. 애 낳자마자.. 조리원에서 서비스가 상승곡선을 그려버려서..! 조리 하나도 못하고 매일 일했던 그 기억. 우리 둘째가 정말 복덩인건 확실하다.
조리원에서 아가 보여주면서 일하는 쑥쑥찰칵 팀
오늘은 내 생에서 잊지 못한 도파민의 순간..! 아 쑥쑥찰칵이 나만 원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서비스일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한 순간에 대해서 공유해보려고 한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성장이었다. MAU 1,387명에서 28,000명으로, 무려 51배 성장을 5개월 만에 해낸 거니까요.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하지만 이건 우연이 아니었다. 거의 10개월간 고군분투하며 수없이 실패를 반복한 끝에, 드디어 우리만의 성장 공식을 찾아낸 것이라고 생각 한다. 고군분투기 다시 레쓰고!
아름다운 그림. 이제 우리는 이 그림을 일본과 미국에서 그릴 것이다.
3단계: Go where your target audience hangs out - 하지만 제대로
1편에서 언급했던 First 1,000을 위한 7가지 방법 중 세 번째, "타겟 오디언스가 모이는 곳으로 가기"를 드디어 제대로 실행 하기 전, 우리의 타겟 고객들은 누구이고 그들과 만나기 위해서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그들에게 가서 우리를 보여줄 그 "타이밍"은 언제인지 명확하게 정의 부터 했다.
1. 정량적 조사
아주.. 작은 숫자지만 우리 쑥쑥찰칵에 들어오고 계시는 유저들 200명에게 총 16개 문항, 약 180명의 답변을 받았다. 우리가 막연하게 "육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타겟이 구체적으로 정의 되는 지점이었다.
기존 서비스에 만족하는 고객들의 특징:
아이의 생일 분석: 0개월~24개월에 집중 분포
현재 전업 비율: 80%
아이 수: 1명이 91%
성향: 기록/추억을 좋아함 (문구덕후.. 일 확률이 높음)
특성: 아이를 너무 사랑함 (골드키즈 트렌드 반영)
그당시 정리한 정량 데이터
결론: "기록을 좋아하는 골드키즈를 키우는 전업맘"
와... 이렇게 명확하게 정의되니까 모든 게 달라 보였다. 마케팅 메시지부터 어떤 마케팅 채널을 선택할 것인지 까지! 이제 어느정도 확신을 갖고 결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 타이밍 찾기: 고객들이 보내준 신호
정량적 조사와 거의 동시에, 고객들이 우리에게 보내준 신호들도 발견 됐다. 그 즈음 우리가 고객 집착적으로 앱을 업데이트 한 것에 대해 감동한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5점 리뷰를 남겨주기 시작했고, 카카오톡으로 감사 메시지들을 보내주기 시작한거다. 이 시점에 딱 아이폰 앱도 출시 했고 이제 마케팅을 해도 될 때라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카톡에서 연락 주시는 고객님들. 늦게까지 야근 해도 너무 행복했다.
이때 우리는 직감했다.
"이제다!"
4단계: Paid Marketing - 드디어 제대로 된 마케팅
엄청난 걸 기대 한 분도 있었겠지만..! 결과적으로 우리가 초기에 컸던 이유는 제대로된 마케팅 활동이다. 제대로 된 마케팅 활동이란 적절한 타겟, 적절한 타이밍, 적절한 매체에 적절한 소재로! 딱딱딱 모든게 들어맞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마케팅 활동을 해도 제대로 된 리텐션을 얻지 못했고 돈만 날렸던 우리는 마케팅이 두려웠는데.. 다행스럽게도 교보생명에서 진행하는 "이노스테이지" 프로그램에 합격을 하면서 2천만원이라는 사업화 지원금을 받게 되었다. 이 때도 우리는 모두 월급을 받지 않았었지만, 모두의 만장일치로 이 모든 금액을 "마케팅"에만 태워보자라는 의사결정을 했다. 확신이 생겼던 것이다. 그래서 적절한 타겟에게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매체를 찾아 Paid 마케팅을 집행했다!
우리에게 엄청난 기회와 용기를 주었던 이노스테이지. 심지어 대상까지 수상했다. 이노스테이지 덕분에 쑥쑥찰칵이 지금까지 성장하고 있다.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또 한번 하고 싶다.
마케팅 진행을 어떻게 했나?
1. 소재 선택
고객이 느끼는 핵심 가치에 집중 처음엔 약 2만원 정도의 페이스북 마케팅으로 테스트를 시작했다. 고객이 느끼는 3가지 핵심 가치를 각각 테스트해봤는데, 한 가지 메시지에 압도적으로 반응하는 걸 포착했습니다.
바로 "정리" 기능이다. 우리가 생각한 핵심 가치(성장영상)와 고객이 생각하는 핵심 가치가 다를 수 있다는 걸 또 한 번 깨달았다. 심지어 소재는 PPT로 제제가 대충 만든 소재..!
정리, 가족공유, 성장영상 -> 이 중에 왼쪽 정리 기능이 압도적으로 인기가 있었다.
2. 타겟 특성에 맞는 마케팅 채널 선택아기자기한 "문덕"들이 많은 고객들의 특성을 반영해서, 인스타그램 광고만 집행했다. 페이스북이나 구글로는 초반에 광고를 하지 않았다.
3. 선택된 소재인 "사진 정리" 기능관련해서 소재를 베리에이션 하고, 사진정리 관련 기능만 광고 했다. 더 이상 애매한 메시지로 헤매지 않았다.
놀라운 성과
결과는 정말 놀라웠다:
모바일 앱 설치당 평균 비용: 350원대
앱 설치한 고객 중 가입까지 한 고객: 99%
99%라는 전환율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수치였다. 아.. 진짜 모두가 원하던 것은 정리 기능이었구나!!!! 그리고 이게 바로 타겟이 명확할 때 나오는 결과구나 싶었다. (지금도 이 숫자를 마케터들에게 보여주면 믿지 않는다)
엑셀러레이팅으로 받은 마케팅 비용 총 2천만원을 모두 태워서,
12월까지 68,000명 가입자와 MAU 28,000명을 달성
다시 보는 아름다운 그래프
5단계: Get Press (다시) - 이번엔 타이밍이 완벽했다
그리고 2020년 12월,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언론의 기회가 찾아왔다.
2020년 구글이 뽑은 올해의 앱 숨은보석 부문에서 최우수상 수상!
이번엔 달랐습니다. 이미 28,000명의 MAU를 확보한 상태에서 받은 수상이었던것!
출산/육아 카테고리 1위! 그리고 지금도 너무나.. 너무나 영광스러운 구글 트로피 ㅠ
앱도 완성되어 있고, 명확한 타겟도 있고, 마케팅 시스템도 갖춰진 상태에서 받은 언론 효과였다.
1편에서 얘기했던 2019년 디데이 우승 때와는 완전히 다른 임팩트였다. 이때 비로소 "타이밍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깨달았다.
아.. 내가 정리하면서 또 눈물 날 뻔 했다. 그 덕분에 그 시기에 투자도 받고 우리도 아주 적게나마 월급도 받을 수 있었고 그리고 멤버들도 뽑으며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서 지금의 쑥쑥찰칵이 될 수 있었다. 다시 한번 초기 1,000명 확보하기 위해 거의 2년에 가까운 시행착오를 통해 우리가 깨달은 것들을 정리 해보려고 한다.
초기 1,000명 확보의 핵심 전략 정리
1. 고객과의 소통에 집착하기
우리를 찾아온 고객들과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 대부분 거기에 답이 있습니다.
그들의 니즈를 최대한 파악해서 바로바로 적용하기!(내가 생각하는 핵심 가치와 고객이 생각하는 우리 서비스의 핵심 가치가 다를 수 있어요!)
함께 키워나간다는 느낌 주기
고객의 목소리가 들어간 업데이트라는 것을 최대한 알리고, 함께 육성할 수 있도록 하기 (마치 연습생이나 애 키우는 느낌으로 ㅋㅋ)
2. 바이럴 기능은 모두 무료로
바이럴이 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무료로 변경하기
성장영상 3개 무료 → 인스타그램 바이럴 포인트가 되었고
가족 초대 무료 → 가족 간 초대를 통해 리텐션 및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음.
3. 정확하게 타겟팅해서 적합한 매체에 적합한 메시지로 마케팅 하기
이로 인해 해당 기능에 만족하는 많은 고객들을 단기간에 유입 시켰음.
충격적으로 이 때 유입된 고객들중 많은 분들이 지금도 열성유저로 사용 해주고 계심!
4. 준비 될 때 까지 기다릴 필요도 있음!
다 뭔가 잘되가는 것 같고 우리만 발전 없는 것 같고.. 계속 그러다보면 조급해지고 결국 실수하거나 돈을 써야 할 곳에 못쓰고 낭비하게 되는 것 같았다.
우리만의 속도로 우리가 준비 될 때 까지. 특히 비용을 통한 마케팅을 활용 할 때에는 더더 그래야 한다.
조급하겠지만 (여기저기서 날 보고 있는것 같고..) 꾹 참고 때를 찾아야 한다. 나만 조급한 것이지, 고객은 조급하지 않다!
마무리하며
돌이켜보면 정말 험난한 여정이었다. 포기 하려고도 했다. 하지만 결국 끝까지 버티면서 우리의 때가 올 때 까지 버틴것이 정답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무조건 고객이다. 우리는 지금도 고객이 1순위다) 1편에서도 강조했지만, First 1,000을 달성하는 검증된 7가지 방법이 있다고 해도,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명확한 타겟 정의와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기본기인 것 같다. 이 두 가지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방법론도 소용없을 수 있다.
다음은.. 이렇게 고객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우리가 단 한번.. 고객 비중심 제품 개발을 했고, 그래서 결국 크게 삽질을 했던 이야기에 대해 써볼 예정이다. 저렇게 도파민 샤워를 하고.. 조금이라도 더 빠르고 좋은 길로 가보려고 다른 함정에 빠져서 허우적 거렸던 이야기에 대해서도 궁금하시다면! 3편에서 만나요!